지난 2월달 삿포로 여행을 하면서 JR패스 5일권을 이용했다.
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철도 이용 방식이라 처음에는 조금 걱정을 했지만, 좌석 판매 키오스크가 너무 잘 되어있어서 어려운점은 하나도 없었고, 삿포로 공항에서 JR패스를 사무실에서 받을 때에도 어눌하지만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직원이 있어서 대단히 쉬웠다.
내가 아니라 우리 부모님이 가셔도 문제 없을 정도로 간단하고 쉽다. 암튼 그럼에도 한가지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할 부분은 겨울시즌 삿포로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는 점이고 그로 인해 철도 운행이 일시 정지되거나, 지연될 가능성이 항상 있다는 점이다.
나도 실제로 마지막 날 신치토세 공항으로 이동해야 하는 과정에서 미리 끊어두었던 공항행 JR열차가 오전부터 오후까지 전부 다 취소되는 사건을 겪었다.
당연히 삿포로 역에 와서 알게되었고 비행기 시간을 3시간 가량 앞두고 있었음에도 당장 JR열차 외에는 다른 방법을 하나도 생각해 두지 않은 상태라 말 그대로 일순간 멘붕이 왔다.
진심으로 짐도 있고 갑작스럽게 닥친 상황이라 우왕좌왕했는데 수 많은 관광객이 나와 같은 상황이었을것이라 진정하고 우선 철도 역무원에게 상황에 대해 물어보고 갈 수 있는 대안을 물어보니 택시 아니면 공항 버스를 타라고 안내 받았다.
위치는 뭐라고 설명은 하는데 전혀 알아들을 수 없어서 일단 역 밖으로 나갔더니 꽤 많은 관광객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캐리어를 손에 들고 분주하게 뛰어가고 있었다.
삿포로 역 정면으로 길 건너편에 공항 버스 승차장이 있었고 거기에서 순서대로 공항버스를 타면 되었다.
근데 그 날 갑작스럽게 JR 신치토세 방면 공항열차가 모두 운행 중지가 되면서 공항 버스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몰려서 JR을 염두에 두지 않고 호텔에서 바로 공항으로 가려고 계획했던 수 많은 관광객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된다.
다만 이런 일이 벌어지면 공항버스 같은 대체 교통편이 더 많이 운행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모든 정류장을 서는 완행과, 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급행 리무진 등으로 구분되어 운행한다고 이야기를 들었다.
사실 일본어로만 이런 설명이 나오니 난 알 수 없었지만, 다행이도 옆에 있는 일본 분이 만약 급하시면 뒤에 있는 버스를 타라고, 그게 급행이고 이건 삿포로역에서 신치토세까지 대략 한시간 반은 걸릴 거라고 알려주어서 차를 옮기려고 했는데 이미 만석이 되어 어쩔 수 없이 비행기 출발 3시간 전에 한시간 반짜리 공항버스를 타고 이동했다.
잘 알겠지만, 일본은 버스들이 운행하는 속도가 40km인가 50km인가로 정해져 있다. 대단히 느린데 승차감은 좋고 위험하지 않아서 좋긴 한데 촉박했던 내 마음에는 꽤 답답했다.
암튼 이번 여행으로 겪은 삿포로 여행은 항상 이동을 위해서는 제2 제3의 대안을 생각해 두어야 한다는 점이었다. 도쿄나 오사카 라면 모를까 삿포로에서 처음으로 겪은 열차 운행중지는 그야말로 멘붕 중 멘붕이었다.
어쩔 도리 없으면 택시타고 공항으로 갔어야 하는데 그랬으면 과연 요금이 얼마나 나왔을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.